어제, 동생이 러시아로 3개월 정도 출장을 갔다 오면서 사온 보드카 한 병을 건네 주었다. 일전에 뭐 사줄까 물어보길래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술! 발렌타인 21년 정도?! ^^' 라고 얘기했는데 비록 발렌타인은 아니지만 잊지 않았나보다. 기특한 녀석. ㅋ~
그러나 저러나 내가 보드카를 마신 적이 있었던가?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가물가물하다. -_-
이 보드카는 뭐고 어떻게 마셔야 하나, 이왕 받은 것 알고나 마시자며 인터넷을 뒤적뒤적...
СТАНДАРТ = Standard
이란다. 갖다 붙이면 '러시아 표준 보드카 플래티넘' 인가. ^^;
'РУССКИЙ СТАНДАРТ'을 러시아식으로 읽으면 '루스키 스탄다르트(Russian Standard)'라고 한다.
러시아 제 2의 도시인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있는 회사에서 만들고, 프리미엄 보드카의 대표격이라고 한다. 보드카는 종류만해도 수백가지가 넘어간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고급 보드카로는 러시안 스탠다드(Russian Standard)를 가장 많이 마시고, 러시아에 살고 있는 한국 사람들도 90% 가까이가 이 보드카을 마신다고 한다.
그리고 아쉽게도 한국으로 수입되지는 않는다고 한다.
이 보드카의 알콜은 40%고 용량은 1L 이다. 사진을 축소해서 잘 보이진 않지만 하단에 'SILVER FILTERED'란 라벨이 붙어 있는데 이것은 '은 여과' 방식을 사용했다는 의미이다. 보다 섬세하고 순수한 보드카를 만들기 위해 고전적인 보드카 제조 방식을 개선한 것이라고 한다.
동생이 얘기하기를 보드카는 냉동실에 보관해서 먹어야 한다고 한다. 얼지않냐고 물어봤더니 40도라서 영하 20도 정도가 되어도 얼지 않으니까 서리가 낄 만큼 냉동실에 보관하고 마시는 것이 제일 좋다고 한다.
보드카에 대해서 검색하다가 새로운 사실을 하나 알았는데, 1865년 원자주기율표의 창시자인 러시아 과학자 드미트리 이바노비치 멘델레예프가 보드카에 대해 연구하면서 '알코올과 물의 화합에 관하여'라는 논문에 '인간의 입맛에 가장 적합한 알코올 도수는 40도이다'라는 주장의 내용을 실었다고 한다.
그래서 보드카의 알콜 도수는 실제로 90도가 넘는 것도 있지만 정통 보드카의 경우 대부분이 40도라고 한다. 실제로 40도의 보드카를 마실 때, 식도가 화상을 입지 않으면서도 가장 많은 열이 발생된다고 한다. 러시아 사람들이 혹한을 견디기 위해 보드카를 많이 마시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가만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마셔본 대부분의 양주(주로 위스키류)가 대략 40도 정도였던 것도 같은 이유였나보다.
보드카를 제대로 마시는 방법으로는 보드카에 어울리는 캐비아, 고기 만두, 쇠고기찜, 연어 등의 러시아식 안주와 함께 하는 것이 좋은데, 차갑게 냉각시킨 보드카를 통상 '스토그람(100g)'씩 잔에 부어 단숨에 들이키는 것이라고 한다. 물론 스트레이트 말고도 보드카를 다른 음료와 희석시켜 마시기도 한다. 칵테일 궁합이 맞는 음료로는 오렌지쥬스, 토닉워터, 콜라 같은 것들이 있는 것 같다.
받은 '루스키 스탄다르트'는 냉동실에 곱게 모셔놨다. 보드카가 차게 식으면 마치 참기름처럼 걸죽해진다고 하는데, 과연 어떨지 궁금해진다.
자기전에 충분히 차게 되면 스트레이트로 한 잔 마셔볼까 한다. ^^
포스팅 후 대략 6시간만에 한 잔 하고 덧붙이는 글.
위에 올린 병이 이렇게 변했다. ^^
정말, 서리가 끼었는데도 전혀 얼지 않았다. 유리 잔에 1/3 정도를 따렀다. 계량컵과 비교하니 100g을 조금 웃도는 것 같았다. 손목을 움직여 살살 돌려 보았는데 걸죽할 정도는 아니어도 순수한 물하고는 다른 느낌이다. 점도가 느껴질 정도. 보드카는 무색, 무취, 무미라고 하는데 코를 갖다 대니 옅지만 진한 알콜향이 났다.
약간 맛을 보고는 입안에 한번에 털어 넣었다. 턱 막히거나 목이 타들어가는 느낌은 없었다. 무미라고 하기엔 뭔가 느낌이 있었는데 소주하고 비교하기는 그렇지만 소주의 단맛을 뺀 듯한 느낌이랄까. 아무튼 위스키는 특유의 향이 있기 마련인데 이건 그런 향은 없는 것 같다.
마시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몸에 기분좋게 열이 오르는 느낌이 났다. 하지만 입안에 남은 향이 없다. 이건 뭐랄까. 왜곡되지 않은 깨끗한 느낌? 음... -_- 아무래도 좀 더 확인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포스트에 덧붙이기는 여기까지 하고...
한(?!) 잔만 더! ^^
P.S. 현재 시각 12:43. 오늘 밤엔 잠이 잘 올 것 같다. ㅋ~
Posted by Mr.朴



